본문 바로가기
경제학

경제적인 가사 분담은?

by 언더커버리치 2024. 3. 13.

부부가 서로 가사를 경제적으로 나누고 싶은가? 그러면 이글에 답이 있을 것이다. 

여러분이 설거지를 하는 것은 여러분이 배우자보다 그 일을 더 잘하기 때문이 아니라고 이 경제학자는 주장한다. 시카고 경제학과 교수 Emily Oster가 쓴 칼럼을 잠깐 살펴보자.

 

시카고 경제학교수의 Emily Oster의 칼럼

여러분은 가사 일을 잘못 분담하고 있다 -Emily Oster(시카고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집안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행복도 조사에서도 집안일 돌보기는 출퇴근과 같은 순위로 사람들이 가장 하기 싫어하는 일로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식구들 간에 어떤 집안일을 누가 하는가를 놓고 최소한 치열한 논쟁을 벌어지거나 최악의 경우 다투기까지도 하는 모양이다.

식구들이 제각기 잘하는 일이 다르다면 일을 나누기가 쉽다. 부부 중 한 사람이 장보기를 잘하고 다른 상대방이 빨래를 잘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한쪽이 상대방보다 모든 면에서 더 잘하는 경우가 많다(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대부분의 경우 여자가 그렇다.) 빨래도 잘하고 장도 잘 보고 청소도 잘하고 요리도 잘한다. 그렇다고 여자가 모든 집안일을 해야 할까?

우리 딸이 태어나기 전에는 내가 식사 준비와 설거지를 다 했고, 그것이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시간도 별로 걸리지 않았고 사실은 내가 그 두 가지 일을 남편보다 훨씬 잘한다. 남편이 할 수 있는 요리는 달걀 프라이와 칠리소스 만들기 정도였고, 설거지를 시키면 식기세척기에 냄비 하나와 포크 8개를 넣은 채 풀 사이클로 돌리기 일쑤였다.

아이가 생긴 후 우리는 더 할 일이 많아졌고 시간이 부족했다. 시간을 잘 배분해야 했다. 물론 내가 그 두 가지 일을 더 잘했지만, 내가 계속 그 일들을 다 해야만 했을까?

나는 형평성의 원리에 따라 서로 반반씩 나눠서 일하자고 주장할 수 있었다. 또는 여성운동가처럼 남녀평등을 주장할 수도 있었다. 통계를 보면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은 시간을 가사 일에 투입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여자가 남자보다 가사 일을 하루 44분 더 한다(여자는 2시간 11분, 남자는 1시간 27분).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하는 경우는 '잔디 깎기'와 '집수리'뿐이었다. 나는 이러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남편에게 더 많은 집안일을 하도록 요구할 수도 있었다. 이를 통해 내 딸에게 아빠 엄마는 평등하고 집안일은 함께하면 즐겁다는 것을 보여 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또는 식기세척기에 냄비를 내던지며 큰소리로 한숨을 쉬면서 남편이 눈치를 채도록 해서 도와주게 만들 수도 있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나는 경제학자다. 이러한 도전적인 방법보다 더 효과적인 수단을 알고 있다. 요리나 설거지를 가장 잘하는 사람이 모든 일을 다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기 때문에 집안일을 분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여기서 적용할 수 있는 경제 원리는 한계 비용 체증의 원리이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피곤하면 생산성이 떨어진다. 나는 시카고 대학 학생들에게 이 원리를 가르칠 때 고용주의 관점에서 설명하다. 여러분이 유능한 직원과 별로 그렇지 못한 직원을 데리고 있을 때, 모든 일을 유능한 직원에게 맡겨야 할까?

대체로 답변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유능하지 못한 직원이라도 간밤에 잘 자고 출근한 아침 9시에는 17시간 내내 일하고 새벽 2시의 유능한 직원보다는 일을 더 잘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능하지 못한 직원이라도 몇 가지 일을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원리가 집안일에도 적용된다. 여러분이나 또는 여러분 배우자가 모든 면에서 더 유능하다고 해도 누구든지 새벽 4시에 빨래를 하면 세탁기에 빨간 타월을 하얀 티셔츠와 함께 넣는 실수를 범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작업을 분담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다. 결국 어떻게 나누는가는 얼마나 빠르게 그 사람의 생산성이 떨어지는가에 달렸다.

가사 일의 효율성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는(이는 모든 경제학자의 궁극적 목표이면서 여러분의 목표이기도 하다). 각자가 하는 일의 마지막 단계에서의 효율성이 동일해져야 한다. 여러분의 배우자가 설거지와 잔디 깎기, 장보기 리스트 만들기의 세 가지 일을 하기로 하고, 여러분은 식사 준비와 빨래, 장보기, 청소, 청구서 정리의 다섯 가지 일을 하기로 했다고 하자. 이러한 배분이 불공평한 것 같지만, 잘 보면 여러분의 배우자가 장보기 리스트를 만들어야 하는 단계까지 가면 매우 피곤하고 졸기까지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간신히 내일 우유가 몇 개 필요한지를 생각하는 정도다. 그때 그의 생산성은 여러분의 무려 다섯 번째 작업인 청구서 정리를 할 때의 생산성과 거의 같은 수준이 될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빨래를 상대방에서 넘겨서 서로 네 가지 일을 각각 하기로 했다면, 이러한 분담은 비극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세 번째 작업인 장보기 리스트 만들기 단계에서 이미 충분히 지쳐 있겠지만, 여러분은 아직 생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결국 한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일을 더 하는 결과를 초래하겠지만, 여전히 한 사람이 모든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을 아니다.

일단 집안일을 이렇게 분담하기로 했다면 누가 어떤 일을 해야 할까? 한 가지 방법은 무작위로 배분하는 것이다. 다른 방법은 각자가 모든 일을 조금씩 하는 것이다. 어떤 전문 웹사이트는 서로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맡아서 하라고 권유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모든 방법은 올바를 방법이 아니다. (마지막 방법에서는 누가 화장실 청소를 할까?)

누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려면 약간의 경제 이론이 필요하다. 특히 비교 우위 이론을 적용할 수 있다. 경제학자들은 이 이론을 대체로 국제무역을 설명하는데 적용했다. 예를 들어 핀란드가 스웨덴보다 모자와 정화를 더 잘 만들지만, 특히 장화보다 모자를 훨씬 더 잘 만든다고 하자. 이 경우 핀란드가 모자를 만들고 스웨덴이 장화를 만드는 것이 전 세계의 생산을 극대화할 수 있다.

우리는 핀란드가 두 재화 모두에서 절대우위를 가지고 있지만, 모자 생산에 비교 우위가 있다고 말한다. 이 원리가 경제학자들이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이 원리가 집안일을 부부간에 어떻게 나누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때 비교우위 원리를 적용할 수 있다. 한쪽이 상대방보다 모든 집안일을 다 잘한다 해도 상관없다. 만약 여러분이 빨래를 상대방보다 매우 잘하고, 화장실 청소는 조금 더 잘한다면 여러분은 빨래를 해야 하고, 상대방이 화장실 청소를 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우리 부부는 비교적 쉽게 문제를 해결했다. 바비큐 그릴을 사용하는 것(이것은 남편의 영역이다)을 제외하면 음식 만드는 것은 내가 남편보다 매우 잘한다. 그리고 설거지는 약간 더 잘한다. 따라서 남편이 식기세척기를 다루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남편이 설거지를 하고 내가 식사 준비를 한다. 특히 좋은 점은 또 하나의 경제학 원리가 여기에 적용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학습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사람들은 작업에 익숙해지면 더 효율적이 된다. 18개월 분업의 결과 남편이 식기세척기 다루는 방법은 거의 예술의 경제에 이르렀다. 식기세척기에 접시와 그릇을 배열하는 요령을 습득한 것이다. 그리고 내가 식기세척기에 접근하는 것조차 막게 되었다. 남편은 내가 식기세척기를 다루면 문제가 생긴다고 믿는 것이다.

 

이 글을 읽고 모두 경제적으로 가사 분담을 할 수 있겠는가? 남편은 묵묵히 자신이 못 하는 일도 꾸준히 열심히 해서 실력을 키우고, 부인은 남편이 자신보다 집안일을 못할지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맡길 필요가 있다.